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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파인다이닝의 핵심이 되는 국가의 요리라고 하면 프랑스 요리임. 그러나 프랑스 요리는 처음부터 서양 고급 요리의 전형은 아니었음.

 

유럽의 본격적인 미식 문화를 주도한건 오히려 상업으로서 부유해지고 물자가 모이는 이탈리아였고 프랑스는 상대적으로 조리법이 투박.

 

그러나 프랑스는 이탈리아를 뛰어넘어 서양 그리고 전세계적인 고급요리의 대명사로 뛰어오르게 되었는데 거기에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

 

 

1. 메디치가의 여자

 

[ 프랑스 요리 soupe à l'oignon은 카트린이 소개한 토스카나 요리인 Cipollata에 뿌리를 두고 있음 ]

 

원래 중세 프랑스 요리는 고기 중심에 향신료 떡칠을 한 단순한 편으로 미학 측면에서 그렇게까지 극한으로 끌어올리진 못했음. 그러나 카트린 드 메디시스가 프랑스로 시집오며 이탈리아 요리사를 대동.

 

포크, 디저트, 궁정요리를 가져오면서 프랑스 요리의 정밀화와 고급화가 시작됨. 프랑스가 기반이 없지는 않았지만 당시 요리에서 가장 선진적이었던 북이탈리아 문화의 유입은 프랑스 요리 발전을 한층 가속화했음.

 

[ 14세기 유럽에서 가장 부유했던 북이탈리아 ]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등은 당대 가장 부유하고 문화가 뛰어났던 동네로 우리가 생각하는 르네상스와 유럽 문화 흐름을 전반적으로 주도하고 있었기 때문.

 

게다가 이탈리아는 당시 유럽보다 요리 문화나 식재료 다양성 측면에서 더 뛰어났던 동방과 교역하며 향신료와 쌀등이 유입되어 가장 다양성에서 압도적이었고.

 

[ 상대적으로 단순한 북유럽 요리 ]

 

실제로 이는 상대적으로 당시 서구의 변방에 다채로운 식재료 접근이 어려웠던 북유럽, 네덜란드, 영국등 북해 인접 국가랑 크게 비교되는 부분.

 

그러나 프랑스는 이런 이탈리아에서 받아들인 요리 문화를 한 층 뛰어넘는 청출어람이 가능해졌는데 그 이유는 당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정치 및 국가 구조에 상당 부분 기인.

 

 

2. 중앙집권과 압도적 체급

 

[ 1650년 유럽 ]

 

이탈리아에서 보듯 요리 문화의 번성은 단순히 기후환경보다 도시와 교역과 상류층간의 경쟁이 만들어낸 결과인데, 프랑스는 이 방면에서 이탈리아 도시 국가들보다 유리한 점이 있었음.

 

그것은 바로 이탈리아들이 말 그대로 분열된 도시국가들인 반면 프랑스는 갈 수록 중앙집권화가 됨과 동시에 국가규모가 훨씬 크니 비례해 그만큼 큰 궁정문화를 형성 가능했다는것.

 

 

이탈리아는 비록 다양하고 뛰어났으나 통일된 시스템을 갖추기 힘들었음. 그러나 프랑스는 분면 후발주자였으나 하나의 체계로 통합 가능했고 왕이 거주하는 베르사유를 중심으로 거대한 궁정문화를 구축.

 

그래서 라틴어를 표준화한 프랑스어가 밀어냈듯이, 고급 요리의 대명사였던 이탈리아 요리를 표준화하고 체계화된 프랑스 요리가 밀어내기 시작.

 

[ 17세기 중반 유럽 국가들 인구 ]

 

여기에 왕이 귀족들을 모아놓고 과시 경쟁을 반강제하는데 2000만이 넘는 유럽 최대 인구를 가졌던 프랑스였으니 고작 150~200만의 이탈리아 도시국가들과 비교 했을때 그 발전속도 또한 차원이 달랐음.

 

또다른 통일 왕국인 스페인은 이런 궁정 과시 문화와는 거리가 멀었고, 영국은 각 영지를 중심으로 한 귀족들 위주라 궁정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짐. 게다가 잉글랜드는 약 5-600만대 인구에 불과해 체급이 작았고.

 

[ 프랑스어에 기원을 둔 영어 조리 용어 ]

 

더해 이런 압도적 국력을 가진 중앙집권화 국가 프랑스에는 프랑스 귀족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러시아, 스웨덴에 이르기까지 유럽 귀족들이란 귀족들은 다 모이는 장소였다는것도 한 몫함.

 

왜냐면 이런 국력을 바탕으로 떠오른 유럽 외교 공용어로서 프랑스어의 위상은 곧 요리에도 영향을 끼쳐 요리 용어 또한 프랑스어가 표준으로 자리잡게끔 만들었기 때문.

 

Sauté, Cuisine, Chef등이 대표적인 프랑스에서 발원한 요리 용어.  이는 보다 가문과 셰프 중심이던 이탈리아와 조금 더 차별성을 가지는 부분으로 프랑스 요리의 체계화는 프랑스 혁명 이후 한층 더 발전.

 

 

3. 체계화와 세계화

 

[ 오귀스트 에스코피에 ]

 

혁명 이후 일자리를 잃게 된 귀족이나 왕실에서 일하던 프랑스 요리사들은 이제 부르주아지들을 위한 요리들을 만들어야 했음. 그리고 이는 이 과정에서 표준화 되어있던 프랑스 요리는 더 발전함.

 

이제 단순 귀족이나 왕족 개개 취향에 맞추는게 아닌 부르주아지에게 판매가 될 수 있는 상품성도 가져야만 했기에 단순히 셰프 개인의 능력보다는 시스템화.

 

대표적으로 마리 앙투안 카렘이나 오귀스트 에스코피에등이 있는데 이들은 소스 체계 (mother sauces) , 레시피 표준화, 조리 용어 (sauté, braise) 등을 만드는것을 주도함. 

 

 

현재 서양 고급 요리의 근본 소스라는 베샤멜 (Bechamel), 벨루테 (Veloute), 에스파뇰 (Espagnole), 홀랜다이즈 (Hollandaise), 토마토 (Tomato)가 프랑스에서 정립.

 

또한 현재까지도 내려오는 주방 시스템 표준인 브리가드 시스템 (Brigade de cuisin) 도 에스코피에가 주도해 만들다시피 했고 이는 세계 요리대회인 에피쿠로스 만찬등을 통해 확산. 

 

여기서 영국과 미국은 프랑스 요리 확산 인프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는데 옆나라로서 식재료와 요리 교류가 잦았던 영국의 상류층은 프랑스 요리를 찾았고.

 

[ 미국 유명 요리학교인 Culinary Institue of America에서도 프랑스 파인 다이닝을 배움 ]

 

역사가 짧았기에 자신들이 기원한 영국과 유럽을 보고 배우던 미국은 서구의 요리나 문화 또한 같이 배어 호텔 체인이나 요리 학교 그리고 영화등에서 파인 다이닝 = 프랑스 요리를 더욱 굳혀줌.

 

이는 당시 서구에서 이탈리아를 추월했던 프랑스가 통일되어있으면서 동시에 산업화된 열강으로서 이미 표준화된 체계를 갖췄다는점이 큰 역할을 함.

 

요리 문화가 상대적으로 발전하지 못했던 영국이나 역사가 짧았던 미국이 가장 복제하기 단일 언어 및 단일 체계로 표준화가 되어있던 요리 청사진 그 자체였던것이 프랑스 요리.

 

 

그렇게 프랑스의 온도 / 시간 제어와 같은 정밀 조리법, 플레이팅, 요리 교육 및 레시피 표준화와 소스 용어까지 영국-미국 고급 요리로 전파되었고 식민지와 그리고 무역하던 비서구 국가들로도 퍼져나감.

 

그 결과 세계 고급 요리 커리큘럼은 프랑스가 표준으로 자리잡고 셰프, 수셰프, 파트별 분업등의 시스템 또한 프랑스식이 되어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파인 다이닝 그 자체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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